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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산 2만5,000km 걸은 ‘종주산행의 왕’ 신경수 선생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20-11-12 15:27
조회
693
[ 시작 ]
한국의 산줄기중 10Km 넘는 것을 모두 답사하는 것을 목표로 산행하는..
2020년 현재, 1대간 9정맥 100지맥외에 1200개가 넘는 단맥을 산행 중인..
현재, 1200개의 단맥, 2만5천km를 산행하고, 100개 정도의 단맥이 남았는데, 자꾸 새로운 단맥이 생긴다고 말씀하시는..‘종주산행의 왕’ 신경수 선생

[ 개인적인 친분 ]
저와는 개인적으로 친해서 같이 몇번 산행도 하고, 대구 주변 산행을 할 때는, 꼭 같이 하산주도 하지만, 그 깊이와 고집이 가늠이 되지 않는 분입니다.
지금은 퇴직하셨지만, 공무원으로 계시면서 급여의 반을 산에 갇다 바친,,,
당뇨 혈압,, 등등 온몸이 대학병원인,,,
그래도 하산주는 기본 소주 2병에 생맥주 3~4잔,,,그리고 꼭 숙소에 가서 1잔 더,,,
그래도 다음날 전화를 드리면, 어느 단맥 산속이신 분,,,
당최 이해가 안되는, 멋진 분입니다.

sinkeongsu.jpg

[ 월간산 2014년에 실린 글을 요약해서 올립니다. ]

- 한국 산 1만7,000km 걸은 ‘종주산행의 왕’ 신경수 선생 -

“대한민국 국민 모두 우리 산줄기를 알게 하는 것이 내 목적입니다” - 놀라운 단독 산행자 신경수의 달걀로 바위 치기

백두대간과 9개 정맥, 18개 기맥, 100개가 넘는 지맥을 완주하고 그 외의 400여 개 산줄기까지 종주한 사람이 있다.
그가 걸은 산줄기만 무려 1만7,000km. 서울과 부산을 40번 이상 오간 거리다. (2014년 기준)
..
대간과 정맥만 완주해도 사실 상당한 산꾼으로 대접 받는다. 거의 매주말 산에 가도 보통 10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맥 이후의 산줄기부터는 등산로가 없는 개척산행이 대부분이다.
지도를 구해 가려는 산줄기를 표시하고 스스로 모든 걸 계획해야 하고, 온갖 가시덤불과 낭떠러지를 헤치고 가야 한다.
이런 등산로 없는 산에서는 1km 가기가 무척 힘들다.

일반산행중, 1996년 운명을 바꾼 얘기를 듣게 된다. “대한민국 산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얘길 듣고 산줄기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여암 신경준과 고산자 김정호, 이우형 선생과 조석필 선생을 알게 되었고,
진짜 우리나라 산줄기는 백두대간이라는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게 된다.

그는 <산경표>(1769년 여암 신경준이 저술한 족보형식의 지리서)의 기본 개념인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산줄기 밟기에 나선다.
산자분수령은 산은 스스로 물을 가르며,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는 산경표의 근간이 되는 분류 원칙이다.
대간이나 정맥, 기맥 등의 산줄기를 갈 때 인위적인 공사로 지형이 바뀌지 않은 한 종주산행 시 물길을 결코 지나지 않으며 모든 산줄기는 연결되어 있다.

주말과 공휴일만 되면 산줄기 종주에 나서 2000년에는 1대간 9정맥을 모두 완주한다.
이후 기맥과 지맥 등 나머지 산줄기 종주에 나서 지금까지 온 것이다.

그는 몸으로 하는 산행에 그치지 않고 나름의 산줄기 체계를 만들었다.
이후 그는 국토지리정보원 5만분의 1축척 지형도를 전부 구입해 기맥과 지맥은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산줄기 선을 그었다.
그 결과 박성태 선생의 <신산경표>와 약간 다른 체계를 만들었다.
1대간 9정맥 이후 18개 기맥, 118개 지맥, 22개 분맥, 850개의 단맥으로 분류했다.
단맥은 모든 산줄기에서 분기한 10km 이상 30km 미만의 산줄기다.
이외에도 모든 산줄기에서 분기한 10km 미만의 산줄기를 여맥으로 분류했다.

신경수씨는 ‘우리 산줄기 이야기’라는 인터넷 블로그(blog.daum.net/shinks32)를 운영하며 정리한 내용을 올렸고,
산행기를 보면 산행 과정을 세세하게 사진을 찍어 올려, 완주의 증빙 자료 역할을 한다.

백두대간 보존법이 생긴 지 10년이 됐는데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아직도 태백산맥을 가르치고 있어요.
지금 우리나라의 산맥 체계는 일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가 1903년 조랑말 타고 14개월 동안 만든 개념이에요.
자원 수탈을 위해,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산줄기를 땅 속 지질이 같다는 이유로 산맥을 설정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그 이론을 적용한다고 해도 당시 기술 수준으로는 단시간에 지질을 밝혀내서 정확히 산맥을 정리한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그런데 그게 지금 한국의 근간을 이루는 지리 체계라는 것이 한탄스럽습니다.

정부기관 홈페이지나 산에 있는 안내판 보면 백두대간과 산맥이 섞여서 말도 안 되는 내용이 많고 엉망이에요.
이런 걸 만인이 보는 자리에 버젓이 세워두는 게 부지기수인데 가만히 읽다 보면 돌아버릴 정도예요.
정선 가면 가리왕산을 백두대간에 있는 산이라 하질 않나, 주왕산 안내판은 첫마디가 태백산맥을 들고 나와요.
어떤 생수회사에서는 문구에 ‘청정 백두대간 노령산맥 주화산에서 솟아오른 생수’라고 하질 않나. 이런 게 상당수예요.
정말 답답해요.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고쳐야 해요. 다 바로잡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
안내판을 수정하면 ‘주왕산은 태백산맥의 지맥으로서’가 아니라 ‘주왕산은 백두대간에서 분기한 낙동정맥의 산으로서’라고 해야 맞다.

우리나라 모든 지역을 대부분 가봤기에 지역별 민심이나 어느 동네가 인심이 좋고 나쁜지도 꿰고 있다.
산에 다녀오면 사진과 글을 정리해서 블로그에 올리는 데 평균 3일이 걸린다.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무명봉으로 나와 있지만 막상 가보면 산 이름이 있는 경우가 많아 현재까지 기록한 산 이름이 8,600개라고 한다. 정상 표지석이나 안내판, 마을사람들에게 확인한다.

“넓은 공간으로 가는 것이기에 산에 가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어요. 그러면 정신이 맑아지고 산행을 하다 보면 훨훨 나는 새가 된 기분이에요. 그래서 산줄기를 외면할 수 없는 거죠. 죽을 때까지 산에 갈 겁니다.”

2010년 지맥을 완주하고 이후 분맥을 다 타고 현재 850개의 단맥 중에 350개를 완주한 신경수씨. 단맥을 완주하면 우리나라의 10km 이상 되는 산줄기는 다 탄 것이 된다.
그의 예상대로라면 칠순이 되는 2020년에 완주하게 된다. (물론 2020년 현재까지 단맥이 자꾸 늘어 완주를 못하고 있다.)

“알고 산을 타는 것과 모르고 타는 건 차이가 커요. 산줄기를 알고 타면 산행이 몇 배 더 즐거워요."

히말라야 8,000m 고봉을 올라가는 것만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한반도의 모든 산줄기를 종주하고 있는 최초의 인간이 여기 있다.
태백산맥은 없다고, 지리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목청 높이는 사람이 여기 있다.
달걀로 바위를 치는 격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래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무모한 사람이 여기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놀라운 단독 산행자, 신경수 선생의 조용한 바위 치기는 오늘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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